인지주의, 인지 심리학에서 보는 이상심리

이상행동에 대한 인지적 입장은 정신분석적 · 행동주의적 입장에 대한 불만족으로 시작되었습니다. 1950년대 이르러 정신분석 이론은 내면적인 동기나 인과적 요인을 파악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너무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개념을 사용해 과학적 검증이 어렵고, 치료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습니다. 정신분석학은 과학적 검증 능력의 결여와 치료에 대한 비효율성이 부각되었습니다. 반대로 행동주의적 입장은 자극-반응이론에 집중해 내담자를 수동적인 존재로서 인간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현상과 그 과정을 무시함으로써 인간 행동에 대한 설명과 치료 영역의 제한점을 지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상심리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입장이 궁금하다면 이 글을, 행동주의적 입장이 궁금하시면 이 글을 참조하시면 도움되실겁니다.


1950년대 이후로 인간 내부적인 인지적 활동을 측정하는 다양한 연구 방법이 개발되자, 자극과 반응 간 매개하는 인지구조의 과정에 대해서 좀 더 활발히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이것을 소위 ‘인지혁명(cognitive revolution)’이라고 부르는데, 많은 임상가들이 정신장애로 고통받는 이들이 인지적 왜곡과 결손으로 고통 받고 있음을 경험적으로 확인함에 따라서 이상행동의 인지적 요인에 대한 연구 필요성이 더욱 두각되었습니다.  1960년대 이르러, Ellis와 Beck은 합리적 정서치료와 인지치료를 개발했습니다. 점차 심리학계에서는 인지적 접근 이론들이 개발되었고, 이때에 이론적 발판을 마련되었습니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인간을 정보처리자 또는 문제해결자로 간주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각, 주의, 기억, 추론 등 인간의 정보 처리 과정에 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연구들로 인해서, 자극과 반응 사이에 매개 하는 인간의 인지 과정에 대한 관심이 더욱 집중되었고, 부적응적인 이상행동은 정보 처리 과정과 문제 해결 기술의 결함에 기인한 것일 수 있으며, 이러한 인지적 과정에 개입함으로써 이상행동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입장에 힘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이론 발전에 힘입어 훗날의 연구자들은 다양한 치료 이론과 기법을 개발함으로써 일부는 학습 이론과 행동 치료 기법을 흡수하여 통합했습니다. 이것을 흔히 ‘인지행동이론(cognitive behavior theory)’라고 부릅니다. 현재는 이상심리학에서 인지적 접근방식은 과학적인 접근법을 증진시켰고, 구체적인 치료법을 제시함으로써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그렇다면 인지주의가 바라보는 이상심리학의 입장은 무엇일까요?

# 네 가지 전제조건

첫째, 인간의 감정과 행동은 객관적, 물리적 현실보다는 주관적, 심리적 현실에 의해 결정된다는 입장입니다. 인간은 외부 현실 그 자체보다는 외부 현실에 대한 심리적 구성, 다시 말해  외후 현실을 지각하고 구성하는 주관적 현실에 의해서 영향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정은 현상학적이며 구성주의적 입장에 그 철학적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둘째, 인간이 이루는 주관적 현실은 외부 현실에 대한 인간의 심리적 구성으로서 이러한 구성과정은 수동적인 과정이 아닌 능동적인 과정이라는 가정입니다. 즉, 주관적 현실은 인간의 내부적 속성과 외부적 자극 간의 종합적 산물인 셈입니다. 

셋째, 인간의 주관적 현실은 주로 인지적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며, 사고와 심상 등의  인지적 내용으로 표상된다고 보았습니다.

넷째, 정신장애는 인지적 기능의 편향이나 결손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으며 또 인지적 요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세계를 주관적 현실로 구성하는 인지적 과정에서의 왜곡과 결손의 수정과 변화를 통해서 정신장애는 완화되고 치료될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 

이 가정을 바탕에 해서 인지주의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인지적 구조, 인지적 산물, 인지적 과정이 일반 사람들과 다르게 이상행동을 가진 사람들이 보다 구분되며, 부적응적이라고 했습니다. 자세한 개념 설명을 안내하겠습니다. 

ⓒchristopher, 출처 unsplash


1.인지적 구조(cognitive structure)

    인지적 구조란 자신과 세계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체계적으로 조직화하고 저장하는 기억체계를 말합니다. 인지적 구조를 구성하는 방법으로는 한 개인의 과거 경험의 축적물로서 외부 자극을 선택적으로 지각하고 해석하며 저장하는 기능을 갖습니다. 이러한 인지적 구조는 크게 두 가지 측면을 갖습니다. 첫째는 인지적 구조를 구성하는 내용이며, 둘째는 인지적 구조가 조직된 방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예컨대, ‘위험’에 대해 예민한  불안장애를 지닌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외부 환경에서 위험과 연관된 사항들을 조직화하고 이것을 자신의 인지 구조 내에 도식화하여 저장하게 됩니다. 또한 위험한 환경이나 일화에 대해서 분류화 · 도식화 하면서, 위험에 대해 다소 편향되고 과장된 인지적 믿음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으로 자신의 인지적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은 좀 더 비관적이고 위험 가능성을 외부 현실보다 더 높게 지각하게 되며 이를 ‘역기능적 신념(dysfunctional beliefs)’의 형태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2.인지적 산물(cognitive products)

    인지적 산물이란 외부 자극에 대한 정보처리 결과로 생성된 인지를 말합니다.인간은 자신에게 제공되는 주변 자극에 관해 정보처리를 통해서 능동적으로 의미부여를 하고, 해석함으로써 자신의 주관적 현실을 구성합니다. 외부 현실의 자극은 인지적 구조를 바탕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인지적 산물이란 외부의 자극과 개인 내부의 인지적 구조가 상호 작용한 결과라는 의미를 가지며, 이것은 사고(thinking)과 심상(image)으로 인지 구조 내에 자리잡습니다. 이러한 인지적 산물은 인간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인지적 산물에 대한 견해로 정신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외부 현실의 의미를 특정한 방향으로 왜곡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들의 사고와 심상은 부정적이며, 비현실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현실 적응 하는 것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등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예컨대,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과장과 왜곡해 해석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와 심상을 지니게 됩니다. 또 다른 예시로, 정신병을 가진 사람들은 타인의 행동을 극단적으로 왜곡해 자신을 미행한다거나 살해하려 한다는 사고에 집착하는 피해망상이 있는 형태도 들 수 있겠습니다.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편향적 사고를 사는 습관이 있어서 외부 환경적 자극이 주어지면, 비합리적인 방향으로 의미부여를 하게 되는데, 이 사고 과정은 거의 자동적으로 매우 빠르게 진행됩니다. 그렇기에 의식적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합리적인 사고 자각이 어렵습니다. 합리적인 사고 내용은 감정과 행동을 결정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인지 이론에서는 매우 중요시 되며, Beck은 이것을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s)라고 말하였습니다.


3.인지적 과정(cognitive processes)

    인지적 과정은 인지 구조가 인지적 산물을 생성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서 입력정보가 인간에게 지각되어 의미부여가 이루어지고, 추론된 뒤에 의미 확대가 이루어지는 ‘정보변환과정’을 말합니다. 심리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외부 자극을 해석하는 인지 과정에서 여러 오류를 범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울증을 지닌 사람들은 긍정적 정보는 무시하고 부정적 정보를 과장 및 왜곡함으로써 정보 선택의 오류를 범하거나, 한 두가지 실패 경험을 과일일반화하는 등의 인지적 오류를 범하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혹은 아군 또는 적군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 의해서 자신과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이분화하는 흑백논리의 오류 등을 범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외부 환경에 대해 현저하게 과장 또는 왜곡된 ‘인지오류(cognitive error)’를 범함으로써 현실적응에 어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인지심리학자들이 보는 ‘사고 과정 내에 부적응적인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

인지심리학자들이 보는 정신 장애 및 관련한 여러 부적응적인 인지 속성을 아래 두 가지 경우로 정의 합니다. 하나는 인지적 결손(cognitive deficits)입니다. 인지적 결손은 특정한 인지 기능의 저하나 결함을 의미하는데, 정상적인 적응을 위해 필요하거나 유용한 인지적 활동이 결여되거나 불충분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강박증을 지닌 환자가  단기기억 용량이 일반인에 비해서 감소된 상태에 대해서, 충동적인 아이가 계획 능력의 부족에 대해서 인지적 결손이 발생했다고 예시 들 수 있겠습니다. 다른 한 가지는 인지적 왜곡(cognitive distortion)입니다. 일반 정상인들과 같이 능동적으로 인지활동이 내적으로 일어나지만, 그것이 편향되고 왜곡된 상태로 사고 과정을 이루게 됨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가 자기의 능력에 대해 부정적인 방식으로만 과소평가 하는 것에 대해서,  공황장애 환자가 일상적인 신체 감각을 왜곡해 재난적 오해석하는 것에서 예시를 들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인지주의에서 인간의 이상심리를 바라보는 그 입장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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